<이스라엘 나자렛 주님 탄생 예고성당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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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을 앞둔 고유시기 네 번째 날입니다. 우리는 성탄을 며칠 앞두고 12월 17일부터 고유시기를 지냅니다. 성탄을 앞둔 고유시기의 의미는 우리가 잘 알고 잘하고 있는 9일 기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9일 동안 정말 기도하면서 마지막 준비를 잘하라는 교회의 배려인 것입니다. 그래서 잘 준비된 성탄을 맞으라는 것입니다.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본당마다 예쁜 구유를 만들고 있고 저희 천진암도 준비가 한창입니다. 구유를 만들며 튜리를 장식하면 대충 아기 예수님을 맞을 외적인 준비는 끝납니다. 하지만 매년 느끼지만 내 마음의 준비는 어떠한가요? 생각해 보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복음을 묵상하면서 더욱 그 부족함을 느낍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편안한 저녁 뉴스를 보며 편한 복장으로 쇼파에 누워 있는데, 갑자기 "아! 만약 천사가, 아니 예수님이 지금 이곳에 오시면 어쩌지?"하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 편한 복장이라는게 정말 편한 복장(속옷차림)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지금 이곳에 오시면 정말 분주할 것 같습니다. 주섬주섬 옷도 입어야 하고, 방바닥에 벗어 놓은 양말도 치워야 하고, 탁자 위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도 치워야 합니다. 정신없이 치우다 보면 방 한귀퉁이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예수님이 저의 모습에 한심스러워서 그냥 가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상 속의 모습과는 다르게 성모님은 천사의 방문을 받고, 예수님을 바로 맞아들입니다. 그래서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맞을 준비란, 바로 성모님의 모습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이 성모님께 오신다는 말씀에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응답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저처럼 "주님,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치워야 할 쓰레기도 많고, 정리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그러니 제가 다 끝내고 오시라고 연락드릴께요." 하고 있지는 않는가요?

복음을 보면 하느님은 천사 가브리엘을 마리아에게 보내십니다. 하느님의 소식을 가져온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라고 전합니다. 이는 바로 하느님이 죄와 어둠으로 싸여 있던 인간의 세상에 내려오신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연약한 아기로 태어날 그가 세상을 다스리고 구원할 하느님 나라의 왕이시라는 구원의 소식입니다. 그리고 죄와 어두움의 세상에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 나라를 세우실 메시아가 탄생하게 된다는 성탄의 소식인 것입니다.

하느님이 보낸 천사 가브리엘은 인간에게 기쁨과 구원, 성탄의 소식을 가지고 온 하느님의 메신저였습니다. 그로 인해 인간은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을 그리며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신앙인은 구원의 소식을 받아서 살고 그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구원하신다는 기쁜 소식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어야 할 복음입니다. 따라서 복음은 2천여년 전에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서 이 세상에 온 것만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어지는 하느님 구원의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브리엘 천사처럼 그 소식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자신의 소명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하고자 하는 소식에 대해 확신이 없을 때 우리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 먼저 하느님의 아들이 탄생한다는 기쁨의 소식, 구원의 소식, 그리고 성탄의 소식에 확신을 갖고 생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