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빌헬름교회 제단 전면>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카 19, 26)

포기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속담도 있습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두 개의 우유통을 두었는데, 그 두 통에 각각 개구리가 한 마리씩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침에 주인이 나가 보니, 개구리가 각 통에 한 마리씩 있는데, 한 통의 개구리는 살아 있고 다른 한 통의 개구리는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한 놈은 수명을 다해서 죽은 것인가, 원래 헤엄을 치지 못하는 개구리인가?' 그런데 그 원인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즉, 한 개구리는 살겠다고 끝까지 다리를 움직이고 헤엄을 쳐서 우유가 굳지 않아 살았고, 다른 개구리는 처음엔 버둥거려 보았으나 나중에는 포기하여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우유가 굳어져서 죽었던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처럼 끝까지 노력하는 길이 생명을 보존한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비유는 종말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종이 몇이고 미나를 얼마나 받았는지 그리고 주인이 언제 올 것인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미나를 받은 사람들이 최선의 삶을 살았느냐 아니냐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귀족이 종 열 사람을 불러 한 개씩의 미나를 줍니다. 그리고 "내가 올 때까지 이 벌이를 하여라."하고 명합니다. 그 귀족이 돌아온 뒤, 미나 한 개를 투자해서 열 배, 또는 다섯 배로 불린 사람을 칭찬합니다. 하지만 주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냥 자기 합리화로 얼버무리려는 종의 미나는 빼앗아서 열 개의 미나를 가진 사람에게 주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언뜻 보면, 예수님께서 어떤 투자나 부자 재벌을 칭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칭찬하는 예수님일리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이런 뜻과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들, 예를 들면 우리의 생명, 우리의 시간, 우리의 재능들을 열심히 사용해서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복음에서 미나 한 개씩을 똑같이 나누어주시듯이,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똑같은 사랑을 베풀어주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요? '왜 저 사람만을 더 사랑하실까?'라면서 예수님을 원망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또한 '나는 능력이 없어서요.'라면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계명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외면하고 게을리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렇게 원망만 하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려고 노력한다면, 앞서 그 개구리처럼 결국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을 잃고 말 것입니다. 마치 게으른 종에게 그나마 받은 한 개의 미나마저 빼앗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예수님의 선물을 뺐을 것입니다.

하늘에 기대어 요행만을 바라고, 하늘만 원망하는 신앙인이 되기보다는 사랑의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미나 한 개를 다섯 개, 열 개로 늘리게 되어, 우리에게 주어질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맹목적으로 예수님을 따른다고 말은 하면서 영적인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하늘나라에 들어 갈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과 쟁취를 위하여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사를 생각해 보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서 한번이라도 사용해보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