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신비 2단 : 예수님 카나에서 첫번째 기적을 베푸심.(이스라엘 카나 기적 성당 내부 - 이스라엘 성 지를 순례하는 순례객은 이곳에서 대부분 혼인 갱신식을 한다.)>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누룩과 같다."(루카 13, 19와 21)

하느님 나라가 있다는 것이 우리 믿음의 바탕입니다. 그 나라로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초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사람은 영원한 생명 무한한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우리 인간이 희망할 수 있는 최고의 삶을 보장하고 있지만 그 자세한 내용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관한 가르침을 비유로써 들려주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습니다. 한 알의 겨자씨가 밭에 심어져 싹이 돋고 자라서 큰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이게 되는 것처럼, 이 세상에 뿌려진 하느님 나라의 씨앗도 사람들 안에서 싹이 돋고 자라나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고, 세상을 마친 다음에는 영원한 생명 무한한 행복의 천국 복락을 누리게 만든다는 가르침입니다. 겨자씨는 매우 작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크고 위대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크고 위대한 것을 추구함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삶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가르침으로 들립니다. 우리나라 현실도 크고 위대한 기업을 만들 때마다 무너지는 사례가 많았듯이 개인적으로도 너무 큰 욕심을 부리다가 망하기도 합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하느님 나라를 이룩하는 마음인 것입니다.

이것은 누룩의 비유와도 상통합니다. 누룩의 역할이란, 비록 그것이 밀가루 반죽에 비해 대단히 작은 부분이지만 그것이 반죽 속에 들어가면 반죽 전체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단체에서 어느 한 사람이 말썽을 일으켜 전체의 분위기를 망치는가 하면, 한편 어느 한 사람이 봉사적이고 헌신적으로 그 모임을 위하여 일할 때 그 단체는 건실하고 큰 힘을 갖게 됨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말씀이 우선 내 마음에 들어와 누룩이 되어 나를 변화시키고 나 자신은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누룩이 되어 다른 이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룩이 보이지 않게 지속적으로 그 능력을 다할 때까지 끊임없이 반죽을 변화시키듯이 우리는 끊임없이 내적으로 하느님의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또한 그런 모습으로 다른 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누룩이 된다는 것은 먼저 내가 완전히 변화되는 것이고, 내가 이런 누룩이 될 때 누룩의 역할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변화 없이 세상이 변하고 다른 사람들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바로 나의 욕심일 뿐입니다. 내가 변화되지 않으면 세상이 모두 변화된다고 해도 나는 변화된 세상을 볼 수 없습니다. 먼저 나 자신이 변화되어 누룩이 될 수 있도록 은총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택시를 타고 내리면서 운전기사 분에게 "감사합니다. 운전을 아주 잘 해 주셨어요." 라고 인사를 하면, 그 기사는 기분이 좋아서 다음 승객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이고 하루 20명을 태운다면 그 20명이 또 기분이 좋아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잘해 줄 것이니 차츰차츰 도시 전체가 친절하게 변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 한번이라도 만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아주 작은 칭찬의 말, 미소, 감사의 말 등 사사로운 그 작은 것들이 하늘나라 건설에 필요한 벽돌 한 장, 철근 한 개가 됨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는 신앙인되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