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얕으면, 송사리 같은 잔 물고기 떼들만이 등지느러미까지 물 밖으로 내보이며, 흙탕물을 내고 소란을 피우게 마련이고, 큰 물고기들은 배와 등과 지느러미와 꼬리까지 모두 온 몸이 흙바닥에 부딪혀서 상처투성이가 된다. 물이 깊어야 큰 물고기가 자라며 놀게 마련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바쁘게 동분서주하고 있다. 모두가 훌륭한 인물들이다. 다만 이 분들을 거물급 국가 지도자로 만들어 내는 일은 국민들이 해야 할 몫이다. 불행히도 너무나 수준이 함량미달인 뻔뻔이들이 떼지어 몰려 다니면서 소리를 내면, 오늘의 우리가 진정한 지도자 不在時代를 만들지나 아니할까 걱정이다. 인물을 외면하며 괄시하다보면, 醜物들이 춤을 추는 狂亂의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堯 임금이나 舜 임금 같은 영웅호걸이 다스리는 시대가 아니고, 조직이 통치하는 시대라서 그런지, 호랑이가 없는 고을에는 토끼가 선생이라더니, 오늘의 우리 사회가 春秋戰國時代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오늘을 흔히 思想家 不在時代라고들 하지만, 오락과 유흥과 사치와 향락에 빠져서, 중대한 일도 진지하게 깊히 생각해 보지 않는, 아니 아주 생각이 없는 국민들이 너무나 적지 않다. 저마다 지켜야할 義理와, 모두가 따라야만 할 道理를 식별조차 못하는 이들이 허다하게 되어가고 있다.
政治와 政治學은 다른 것이며, 敎科書的인 民主主義 論理와, 人間社會의 民主制度 運營이나 行政은 다른 것이다. 理性을 잃고, 良心을 버린 일부 국민들이 억지를 쓰면서 자신들의 뱃속을 하느님으로 모시고 살아가려고 날뛰기 때문이다(Quorum Deus venter est ! St. Paulus Apostolus). 少數의 권리도 존중하되, 多數의 의견대로 다스려지는 사회가 民主社會가 아닌가?
2차 세계 대전 후, 한국을 다녀간 某 외국인 신문기자가(영국인?),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찾는 것은 영국의 길거리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쓴 글이 당시에는 한동안 우리들에게 좀 듣기에 매우 거북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해방 후, 우리사회의 국민 의식 수준을 알리는 지적이었다. 정치, 경제, 언론, 교육, 종교,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우리 모두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의 경제생활 수준에 걸맞는 국민정신 자세와 국민의식 수준 회복이 시급히 요구되는 때다. Msgr. B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