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克』
김춘화 크리스티나 교수 강의 2017.10.14
제2편
【질투를 가라앉히다】
질투는 마치 파도처럼 일어나는데, 용서로써 가라 앉혀야한다.
1. 질투란 남이 복된 것을 근심하고 남의 재앙을 기뻐하는 교만의 벗이라 만나면 떨어지지 않는다.
2. 질투의 갈래는 남의 나쁜 점을 생각하고, 남의 잘못을 헐뜯고, 남에게 재앙이 생기기를 바라는 것이다.
3. 질투가 일어나면, 눈(휘둥그렇고), 얼굴(노랗고), 입술(열리고), 이(갈리고), 말( 거칠고), 정신(근심스럽게 되어) 모두가 질투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몸 전체가 해를 받게 된다.(다른 사욕들은 몸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성경에 “질투와 분노는 수명을 줄이고 걱정은 노년을 앞당긴다.”(집회서 30,24)는 말이 있다.
<세네카>
“참된 복은 남과 함께 할수록 더욱더 아름다워지며 너에게 상서로운 조짐이나 좋은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함께 누릴 벗이 없다면 아직까지 복되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4. 질투를 하는 이들은 “복은 독차지하면 할수록 더욱더 아름다워지니 함께 누릴 벗이 있는 것 보다는 차라리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낫다.”고 한다.
예) 서양의 어느 나라에 두 사람
한 사람은 질투가 심하고, 한 사람은 매우 인색했다. 이 나라의 임금은 매우 현명한 분이였는데, 그들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불러 “나는 너희들이 바라는 것을 모두 들어주겠는데 먼저 부탁하는 이는 하나를, 뒤에 부탁하는 이는 배로 주겠다.”고 하였다.
두 사람은 그것을 배로 하고 싶어 각자 사양 하며 뒤에 하겠다고 하자 임금은 질투가 심한 사람에게 먼저 말하게 하였더니, 질투가 심한 사람은 곰곰이 생각을 해보고 “저의 눈 하나를 파내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뒤에 부탁하면 배로 주겠다고 했고 자신에게 먼저 말하라 했으니, 복은 배로 할 수 없게 되었으니 남에게 재앙을 배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자신의 눈 하나를 파내어 남의 눈 두 개와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5. 다른 사욕의 경우는 나쁜 일을 행할 때 즐겁게 여긴 뒤에야 행한다.
예) 도둑질은 재물을 탐내는 마음을
예)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은 색욕을
질투만은 언제나 근심스럽고 고통스러울 뿐이고 끝내 즐거움을 받을 수도 없다.
6. 다른 욕망을 따르는 이들은 눈앞의 일시적인 즐거움과 죽은 뒤의 영원한 고통을 서로 바꾸나 질투를 일삼는 이들은 눈앞의 거듭되는 근심과 죽은 뒤의 영원한 고통을 아울러 가진다.
예) 질투하는 이들의 두 개의 지옥
하나는 살아 있을 때이고, 하나는 죽은 뒤에 갖는다.
▸ 살아 있을 때는
◦ 스스로 장륙이 되고
▸ 죽은 뒤에는
◦ 마귀의 장륙이 되기 때문이다.
7. 질투는 교만함에서 나오므로 분노보다 나쁘다.
▸ 분노는 남이 먼저 자신을 해쳐야
◦ 그에게 성을 내게 된다.
▸ 질투는 남의 덕, 복이 나보다 나을까 걱정하여
◦ 부수어 버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8. 다른 사람이 복되고 즐거운 것을 질투하는 이들은
▸ 다른 사람의 복과 즐거움을
◦ 자신의 재앙처럼 생각한다.
예)
◦ 질투가 심한 이 ~ (얼굴이 근심으로 노랗게 되어 있었다.)
◦ 어떤 현인 ~ “당신이 유쾌하지 못한 일을 만났습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즐거운 일을 만났습니까?”라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플라톤>
“나는 질투하는 이들에게 천개의 귀와 천개의 눈을 더해 주어, 모든 사람의 덕과 복을 보고 듣게 하여, 그들의 근심이 끝이 없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9. 질투하는 이들은 언제나 남을 이기고 싶어 한다.
▸ 수많은 사람을 이겨도 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면
◦ 불쾌하게 생각한다.
▸ 남을 이기는 즐거움이 많다고 하더라도,
◦ 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근심을 줄이지 못한다.
10. 질투 하는 이는 모든 사람을 원수로 대하니, 친구가 없다.
예) 질투하는 이들
▸남이 자신보다 위에 있으면
◦ 위에 있음을 질투하고,
▸ 동등하면
◦ 동등함을 질투하며
▸ 자신만 못해도
◦ 같아질까 질투하고
▸ 남들과 싸워
◦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 자신과 싸워
◦ 자신을 편안히 할 수도 없으니
모든 사람들이 바라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손에 넣어도 천하의 복이 없는 사람이다.
11. 질투는 인색보다도 나쁘다.
예) 인색한 이들
남에게 어떤 것을 주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남에게 주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예) 질투하는 이들
남에게 어떤 복된 것을 전해 주지도 않지만, 다른 사람이 남에게 주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예) 하느님
하느님의 마음은 지극히 공정하여 아름답고, 좋고, 상서롭고, 복된 것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보내주려고 하며 사람들이 착 한가 악 한가를 헤아리지 않고 해와 달처럼 똑같이 비춰주고, 서리나 이슬처럼 똑같이 적셔준다.
예) 질투하는 이들
남이 잘못되는 것을 기쁘게, 남이 행복한 것을 근심스럽게 생각해 빼앗기를 바라며 하느님이 자신만 돌보아주고 남들은 버리기를 바란다.
질투하는 이들 자신에게는 후하면서, 남에게는 성을 내고, 인색하니 하느님과 등을 지는 것이다.
12. 질투하는 사람들은 지극히 사사롭고 악하다.(하느님은 지극히 공정하고, 선하다.)
<어진 이들은 >
▸ 하느님이 만물의 주인이므로
◦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한다.
▸ 남들은 자신과 같은 존재이므로
◦ 그들을 사랑한다.
▸ 남의 불행한 일은
◦ 자신의 불행한 일처럼 생각하여
◦ 매우 불쌍히 여기고
◦ 도와주려고 한다.
▸ 남의 덕과 복은
◦ 자신의 덕과 복처럼 생각하여 즐거워하며
▸ 이 모든 복을 하느님이 내려주었다고 하여
◦ 하느님을 찬미하고
◦ 더욱더 그 사람을 사랑한다.
어진 이들은 남의 덕과 복으로 자신의 덕과 복을 만들어낸다.
13. 질투하는 이들은 남의 복을 자신의 재앙으로, 남의 재앙은 자신의 복으로 생각한다.
▸ 자신이 어떤 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 남이 가지고 있으면 복이라고 여기지 않고
▸ 자신의 지위가 높아도 남의 지위가 높으면
◦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자신은 갖고 있으나
◦ 남들은 모두 갖지 않고,
▸ 자신의 지위는 높으나
◦ 남들의 지위는 모두 낮아야만
◦ 가졌다고 생각하고, 지위가 높다고 생각해
남의 덕과 복이 그들에게는 재앙이 되는 것이다.
<성 그레고리우스>
“남을 질투하는 이들은 남이 지혜롭기 때문에 자신을 어리석게 만들고, 남이 즐겁기 때문에 자신을 근심스럽게 만들며, 남이 착하기 때문에 자신을 악하게 만들고, 남이 편안하기 때문에 자신을 병들게 하며 남이 살아 있기 때문에 자신을 죽이고 있다.”고 하였다.
<빤또하>
슬프도다! 남이 즐거운 것을 근심하고, 남이 나쁜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여, 벗이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인데 마귀들은 남이 잘되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남이 잘못되는 것을 매우 기뻐하는데 질투하는 이들은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고 있으니 어찌 마귀의 무리가 아니겠는가?
성경에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한 13,35)
라고 한 말씀이 있다. 그러나 마귀들은 사람들에게 “너희들이 만약 서로 질투한다면, 이는 나의 제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라고 할 것이다..
예) 마귀들의 질투
사람을 질투할 뿐 마귀를 질투하지는 않는다.
<질투하는 이들>
동류인 사람을 질투하니 너무 심하다.
예) 교만, 분노, 욕심
◦ 교만이 심해도 ∼ 겸양을 만나면 멈추고
◦ 성내는 마음이 심해도 ∼ 겸손과 인내를 만나면 그치며
◦ 욕심 깊어도 ∼ 재물을 얻으면 버려지게 된다.
위의 사욕은 막을 수 있으나
예) 질투
◦ 남의 덕, 복을 시기해 ∼ 남의 덕, 복에 붙어서 그것과 함께 늘어나고 자라게 된다.
◦ 참는 것을 시기해∼ 참을 수 있는 것을 더욱더 질투하고,
◦ 겸손한 것을 시기해 ∼ 겸손할 수 있는 것을 더욱더 질투한다.
자신의 덕을 없애거나 몸을 죽이지 않고서는 그치게 할 수 없다.
예) 남의 재물 ,세력, 지위를 질투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재물을 버려서 막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 남이 착한 것을 질투
자신의 덕을 없애고,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질투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14. 질투하는 이들은 영예와 명성을 얻고 싶어 하지만 바탕이 없다.
영예와 명성의 바탕은 공과 덕 뿐이다.
<지혜로운 이>
▸ 그의 덕을 두텁게 하고 공을 풍성하게 하므로
◦ 영예와 명성이 저절로 따르게 되어
남들이 가진 것이나, 남들이 얻은 것을 부러워하지도, 질투도 하지 않는다.
예) 질투하는 이들이 영예를 찾는 것
남들을 모욕하고 자신을 영화롭게 하려는 것
▸ 남들은 자신의 아래에 눌러두면서
◦ 자신은 그들의 위로 올라가고 싶고
▸ 남들은 더러운 곳에 두면서
◦ 자신은 맑은 곳에 있고 싶고
▸ 깊은 연못을 내려다보면서
◦ 높다고 생각하고 싶고
▸ 남들에게는 손해를 입히면서
◦ 자신은 이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15. 질투는 사람을 잡아당겨서, 남을 해치고 자신을 모욕당하게 한다.(어떠한 나쁜 情도 그렇지는 않다.)
예)
옛날 현명한 벗 수백 명이 속세를 벗어나 살면서 도를 닦았고 그 가운데 한 소년이 매우 큰 덕을 지니고 있었는데 어떤 이가 그의 덕을 질투하여 결점을 찾아내어서 모욕을 주려고 생각하였으나 결점을 찾아낼 수가 없자 자신의 책을 몰래 소년의 방속에 던져 놓고 잃어버린 듯이 행동하였다.
이들의 지도자가 그 일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두 사람의 연장자를 시켜 찾아보게 하였는데, 뜻밖에도 소년의 방에서 나왔기에 모든 사람들은 더욱더 기이하게 생각하였는데 어떤 이가 “이와 같은 더러운 행위를 하다니 지난날 했던 덕스러운 일들은 밖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이다.”라고 하였으나 소년은 변명하지도, 인정하지도 않고 꿇어앉아서 용서를 바랄 뿐이었다.
이들의 지도자는 법규에 따라 그를 죄로써 꾸짖고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내 쫓아 버렸다. 열흘이 지나자 소년을 질투했던 이는 계획을 성취했다고 생각하며 매우 기뻐했는데, 뜻밖에 사신(死神)이 그의 몸에 붙어서, 전의 일을 모두 말하자 모든 사람들은 소년의 참된 덕에 감복하였고, 하느님도 그에게 그 표지를 내려 주었다.
모든 사람들은 이 소년을 질투한 이를 불쌍히 생각하여, 하느님께 그의 불행을 없애주기를 빌었으나, 없애주지 않자 소년이 머리를 조아리며 하느님께 빌었더니 사신(死神)은 그제 서야 떠났다.
천(賤) 하도다! 질투하는 사람이여, 그는 덕을 참되게 하여서 남의 위에 자신을 펴지 못하자, 악을 빌려와 자신의 밑에 굽혀 두려고 하였으나 끝내 하느님이 살펴봄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선인의 덕망은 더욱더 빛나게 되었고, 자신의 질투하는 나쁜 점은 더욱더 드러나게 되었다.
16. 질투하는 이들은 큰 덕이나 아름다운 명성(하느님의 은총인데)을 남들이 가지는 것을 시기한다.
▸ 이는 하느님을 시기하는 것이니
◦ 하느님도 그를 미워하며
◦ 죽은 뒤의 영원한 재앙뿐만이 아니라
◦ 눈앞에서도 자주 벌을 받을 것이다.
17. 질투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일이다.
◦ 인정과 도리를 자세히 알지 못하고,
◦ 손해와 이익에 밝지 않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예) 남들의 육신의 복을 질투하는 것도 어리석은 것
남들은 자신의 부귀와 안락을 나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며, 잃어버린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나에게 오지는 않을 것이다.
<질투하는 이들>
▸ 남들은 손해를 보고, 자신은 이익을 보기를 원하지만
◦ 남들이 반드시 손해 보지는 않을 것이며
◦ 자신이 손해 볼 수 도 있을 것이니
질투를 한들 소용이 없다.
예) 남들의 재주나 덕을 질투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
재주와 덕으로 들어가는 길은 매우 넓어서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들어가고 모두 가지더라도 다 받아들일 수 있고, 충분히 가질 수 있으며 흩으면 흩을수록 더욱더 늘어나게 된다.
예) 등불
하나의 등불로 천 개, 만 개의 등에 불을 붙여 빛을 나눌수록 더욱더 밝아질 뿐, 본래의 빛이 희미해지지는 않는다.
▸ 재주와 덕이 남에게 있다면
◦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고
▸ 재주와 덕이 너에게 있다면
◦ 남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것이니
질투를 한들 소용이 없다.
【 남의 나쁜 점을 헤아리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함】
戒計念人惡
一.
착한 사람은 모든 사람의 거울이다.
1. 이 거울에
▸ 사람들은 자신을 비추어 보고
◦ 나쁜 점을 없애버린다.
▸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만나면 견주어 보고
◦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2. 질투하는 이들은 남의 착한 점을 생각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 남들의 착한 점을 보려하지 않고
◦ 자그마한 결점이나
◦ 조그마한 더러운 것을
◦ 찾아보려고 한다.
예) 깨어진 거울, 어두운 거울
이를 통해서 자신의 더러운 것을 볼 수 없으며 질투라는 나쁜 정을 더 늘리게 된다.
예) 약화(藥火)가 물을 땔감으로 하는 것과 같다.
약화는 물이 들어갈수록 더욱더 타오르기 때문이다.
예) 올빼미가 햇빛을 그늘로 여기는 것
올빼미는 햇빛이 밝아질수록 눈이 더욱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二.
사람들은 마음으로 일을 헤아리는데, 이는 유리를 통하여 사물을 관찰하는 것과 같다.
▸ 유리를 통하여 사물을 관찰하면
◦ 햇빛은 유리를 통과해 나오므로
◦ 어떤 물건도 유리와 비슷한 색깔을 띠게 된다.
▸ 마음이 인(仁)에서 나오면
◦ 모든 일은 인(仁)이라는 바탕을 가지게 되지만
▸ 마음이 질투에서 나오면,
◦ 모든 일은 질투라는 바탕을 가지게 된다.
1. 인(仁)과 질투는 모두 사나운 불길과 같다.
▸ 사나운 불길은 초목(草木)을 만나도
◦ 불길로 바뀌고
▸ 금석(金石)을 만나도
◦ 불길로 바뀌게 된다.
2. 어진 사람은 남의 착한 점을 보면 반드시 그를 믿는다.
▸ 남의 나쁜 점을 보더라도
◦ 반드시 이해하려고 한다.
▸ 가령 나쁜 모습이 보여도
◦ 겉모습이 그럴 뿐이다.
▸ 실제로 악의 조짐이 있더라도
◦ 뜻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 또 생각이 나쁘더라도
◦ 우연히 그럴 것이다.
▸ 어찌할 수 없는 경우라도
◦ 아마 그런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니 내가 지켜주어야겠다.
◦ 그렇지 않으면 더 심해질 것이다. 라고 여긴다.
어진 사람은 남의 나쁜 점을 보더라도 어진 마음을 일으킬 뿐 이니, 그의 선함은 논할 필요가 없다.
예) 벌
쓰고, 신 꽃가루를 먹더라도, 단 꿀을 만들어 낸다.
3. 질투하는 이는 남의 나쁜 점을 보면 비웃고, 조그마한 잘못을 보면 큰 죄로 여긴다.
▸ 남의 착한 점을 보면
◦ 반드시 의심하면서
◦ 겉모습이 그럴 뿐이지
◦ 참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하거나
◦ 우연히 그럴 뿐이지 확고한 것은 아니다 하거나
◦ 상황이 그럴 뿐이지 변함없는 것은 아니다 한다.
질투하는 사람은 남의 착한 점을 보더라도 나쁜 점을 더할 뿐이니, 그의 악함은 논할 필요가 없다.
예) 뱀
단 꽃가루를 먹어도, 독을 만들어 낸다.
4. 질투하는 이는 다른 이의 덕이 진실하고 매우 견고해도, 질투하는 마음을 그만두지 않고, 반드시 애써 잘못된 것을 찾아내려고 한다.
예) 선과 비슷하게 보일 뿐이지, 실제로는 악하다면서 그를 모욕하려고 한다.
▸ 겸손하면 ∼ 일부러 자신을 낮춘다.
▸ 참으면 ∼ 비겁하다.
▸ 부지런히 자신을 닦으면 ∼ 덕을 가장 한다.
▸ 청렴하면 ∼ 명예를 구한다.
▸ 말이 적으면 ∼ 어리석다.
▸ 이치를 명확히 가리면 ∼ 경솔하며 언행이 허황하다.
▸ 정직하면 ∼ 거만하며 사납다.
▸ 자애롭고 온화하면 ∼ 약해서 남을 따른다.
▸ 엄숙히 삼가는 모습을 하면 ∼ 실상을 숨긴 체 겉모습만 꾸민다.
▸ 부드럽게 기분 좋은 모습을 하고 있으면 ∼ 남에게 아부하여 따른다.
▸ 남을 도와주고 베풀기를 좋아하면 ∼ 물품을 함부로 쓴다.
▸ 베푸는 것이 적고 비용을 절약하며 자신의 생활만 처리해 나가면 ∼ 인색하다고 한다.
예) 마음은 준(準)과 같을 것이고, 사람을 재는 것은 담을 재는 것과 같을 것이다.
▸ 바른 기구로 담을 잰다면
◦ 잴수록 더욱더 바르게 될 것
◦ 쌓아 올릴수록 더욱더 단단해질 것이다.
▸ 착한 일도 질투하는 마음으로 잰다면
◦ 남들이 착해질수록
◦ 나의 질투는 더욱더 늘어날 것이며
◦ 질투가 늘어날수록
◦ 자신의 덕은 더욱더 없어질 것이다.
三.
남이 착한 가 나쁜 가를 단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1. 어떤 일이 착하고 나쁜가는 마음에 근원을 두고 있는데 마음은 눈으로 드러난다.
예) 눈빛이 맑으면 모든 행실도 맑고, 흐리면 모든 행실도 흐릴 것이다.
먼저 눈을 통하여 마음이 기울어 졌나 바른 가를 비추어 보지 않고는 그 일이 착한 가 나쁜가를 단정할 수 없다.
2. 사람의 마음은 깊이 감추어져 있어 하느님(한없는 감식력을 가진 분)이 아니면 모두 찾아 볼 수 없다.
예) 참, 거짓, 착하고, 나쁜 것은 하느님만이 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성경에 “그러므로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미리 심판하지 마십시오. 그분께서 어둠 속에 숨겨진 것을 밝히시고 마음속 생각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그때에 저마다 하느님께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1코린 4,5) 라는 말씀이 있다.
▸ 어떤 사람의 외모나 조그마한 행적으로
◦ 경솔히 마음속에 숨겨 놓은 나쁜 일을 판단하는 것은
◦ 하느님의 권세와 능력을 넘어서 행하는 것이니
◦ 이보다 더 큰 죄는 없다.
성경에 “악인을 무죄라 하는 자, 의인을 유죄라 하는 자 주님께서는 둘 다 역겨워하신다.” (잠언 17,15) 라는 말씀이 있다.
▸ 우연히 어떤 사람의 나쁜 모습을 보아(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참으로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했다면,
◦ 혹시 죄가 없는 것을 죄가 있다 하고
◦ 참으로 착한 이를 나쁜 이로 여기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 가령 꾸민 것이 아니더라도
◦ 사정을 아직 명확히 알지도 못하고서
◦ 경솔히 악인이라고 단정했다면 죄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四.
남의 일에 대해 공평한 마음으로 결정을 내렸어도, 오히려 허위가 많을 수 있다고 근심해야 한다.
1. 질투하는 마음으로 결정했다면, 허위가 많은 것을 근심해야한다.
1). 질투는 마음의 눈을 완전히 흐리게 하여 참과 거짓을 볼 수 없게 하므로 허위가 많을 수 있다.
<남이 비록 착하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인 미움으로 본다면
◦ 나쁘다고 할 것이나
▸그가 오래된 친구였다면
◦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너 자신이라면
◦ 자신을 보고서는 나쁘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 더욱이 남의 한 가지 좋지 않은 점을 우연히 보았을 뿐이니
◦ 모습이 비록 나쁘게 보였어도
◦ 그의 뜻을 밝혀보지 못했다면
◦ 그가 참으로 그럴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 그가 참으로 나쁘다고 하더라도
◦ 자신의 많고 큰 나쁜 점만을 돌이켜보아
◦ 나는 나의 많은 나쁜 점은 미워하지 않으나
◦ 남의 한 가지 나쁜 점은 미워한다고 할 수 는 없다.
예)
◦ 어떤 사람이 ∼ “저의 마음은 언제나 남의 잘못과 나쁜 점을 생각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현자는 ∼ “당신이 자신을 자세히 살피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해 주었다.
예) 대덕(大德) 모세
일찍이 몇 사람의 벗들이 함께 살면서 덕을 닦았고 그 가운데 죄를 저지른 이가 생겨나 그를 잡아 대덕(大德)인 모세 앞에 끌고 가서는 그의 죄를 판결해 주기를 부탁했는데 모세는 모래주머니를 들고 와 자신의 등에 짊어지고 걸어갔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어보았더니, “이것은 나의 죄인데 죄가 나를 누르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모두 알아서 없애지 못했는데 무슨 겨를에 남의 죄를 판단하겠습니까?”라고 말해 주었다.
예) 서양 어느 나라에 이름난 군자(君子)
◦ 질투하는 이 ∼ “그는 늦은 밤까지도 제멋대로 먹고 마시는데, 어찌 군자라고 하겠는가?”라고 하였다.
◦ 어떤 이 ∼ “그는 낮 동안 마음과 힘을 다하여 모든 나랏일을 다스렸다. 너라고 어찌 그것을 듣지 못했겠는가? 그런데 너는 밤의 그림자만 보고 낮의 빛은 보지 않으니 너의 눈이 병든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였다.
이름난 군자는 한 사람이다.
<질투하는 이>
▸ 단지 그의 자그마한 것만을 보고
◦ 군자가 될 수 없다고 하였고
<질투가 없는 이>
▸그가 바빠서 쉴 수 없는 까닭을 환히 살펴보아
◦ 군자의 자격을 잃지 않았다고 하였다.
예) 서양에 참된 덕을 가진 어떤 사람
▸가난한 사람을 보면 ∼ “부끄럽도다. 내가 어떻게 이 사람처럼 세상을 가볍게 볼 수 있을까?”
▸부유한 사람을 보면 ∼ “부끄럽도다. 내가 어떻게 이 사람이 재물을 지키는 것처럼 덕을 지킬 수 있겠는가?”
▸아낙네들의 화려한 옷차림과 곱게 꾸민 자태를 보면 ∼ 울면서 “부끄럽도다. 나는 마음을 닦아 하느님을 즐겁게 하려고 했지만, 어찌 이 아낙네들이 모습을 꾸며 세상 사람을 즐겁게 하려고 했던 것처럼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는 평생토록 이렇게 살아갔는데 숨을 거둘 무렵 두 눈은 별처럼 밝게 빛났다.
◦ 그의 벗들 ∼ 그것을 매우 괴이하게 여기며, 그 까닭을 생각해 보았는데
◦ 갑자기 다음과 같은 소리 ∼ “이 사람은 평생토록 남을 볼 때마다 그것을 통해서 언제나 자신에게 착한 일을 만들어내려고 하면서 착한 것만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죽은 뒤에도 그의 눈은 어두워 지지 않는 것이다.”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 남을 헐뜯는 말을 하는 것을 경계함】戒讒言
<성 크리소스토무스>
남의 더러운 행실을 생각하면 자신의 마음을 더럽히게 되고, 남의 더러운 일을 이야기하면 자신의 입을 더럽히게 된다. 이는 남의 더러운 물건을 훔쳐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같으니, 결국 남을 욕되게 하겠는가? 아니면 자신을 욕되게 하겠는가?
一.
남을 헐뜯는 말을 만드는 이들은 남들이 발을 두는 곳에, 입을 두기 때문에 돼지와 같다.
예) 돼지
아름다운 동산에 들어가도 향기로운 꽃을 찾아가거나, 맑은 샘물에 마음을 두지 않고 더러운 진흙탕만을 달게 여기고 편안히 생각할 뿐이다.
<질투하는 이들>
▸ 남들의 좋은 덕이나 뛰어난 재주, 많은 능력은 칭찬할 만하고 본받을 만한 것인데
◦ 물어보기 싫어하고 듣기 싫어한다.
▸ 남들에게 숨겨놓은 잘못, 조그마한 흠이 있다면
◦ 아주 재미있게 듣고 애를 태우면서 물어보고
◦ 널리 알리려고 하면서
◦ 그 일을 마음에 쌓아두고는
◦ 가슴속의 나쁜 기운을 밀어내듯이
◦ 입과 혀로 불어댄다.
二.
남을 헐뜯는 이들은 남들과 얼굴을 마주하면 두려워하며 피하지만 등을 지고 있으면, 다가가서 깨물기 때문에 뱀과 같다.
예) 뱀
뱀은 곧바로 나가지 않는데 남을 헐뜯는 이들도 처음에는 훌륭한 말을 하여, 질투하는 본마음을 가려 신임을 얻지만 끝내 헐뜯는 말을 하여 남들의 좋은 명망을 더럽혀 버린다.
三.
헐뜯음이 주는 재앙은 도둑이 주는 재앙보다 심하다.
1. 사람들은 도둑은 재물을 잃게 할 뿐이어서 아주 가볍게 생각하나 헐뜯음은 명예를 잃게 하므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지옥보다도 무겁게 생각한다.
<지옥>
◦죽은 사람과 나쁜 일을 한 사람을 삼킬 뿐이다.
<헐뜯는 이들의 입>
▸산 사람 죽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을 구별하지도 않고
◦ 모두 삼켜버린다.
▸마귀가 사람들을 악으로 유혹한다고 하더라도
◦ 사람들은 반드시 따르지는 않을 수도 있다.
◦ 따르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 드러내 놓고 행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 사람들은 그것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서
◦ 남들이 알지 못하도록 할 것이니
◦ 해로움은 그 자신에게서만 머물러
◦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헐뜯는 말을 만드는 이들>
▸남의 밝은 덕을 덮어 그 덕을 의심하여
◦ 그를 우러러보지 않게 한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남의 나쁜 일을 헤아려
◦ 보게 하고, 마음을 어지럽혀서
◦ 믿도록 만든다.
▸ 헐뜯는 말을 만드는 이의 혀를 빌린다면
◦ 마귀가 만드는 것은 작더라도
◦ 커질 것이며
◦ 해는 더욱 넓어질 것이니
◦ 더욱더 피해야 할 것이다.
<성 베르나르두스>
“남을 헐뜯는 이는 독사보다 해로운데 독사는 한 사람을 해칠 뿐이지만, 남을 헐뜯는 이는 한 마디의 말로 세 사람을 해치기 때문이다. 곧 자신이 그 하나이고, 듣는 이가 하나이며, 헐뜯음을 받는 이가 하나이다.
나라와 집안이 무너지고, 친구 사이가 멀어지고, 형제 사이가 떨어지고, 부자 사이가 벌어지는 것이 모두 다 헐뜯는 말에 말미암는다.”고 하였다.
성경에 헐뜯는 말을 만드는 이들을 가리켜서 “중상하는 자와 한 입으로 두말하는 자를 저주하여라. 그들은 평화로이 사는 많은 사람들을 멸망시켰다.” (집회서 28,13)와 “죄지은 사람은 친구들을 불안하게 하고 서로 평화롭게 사는 사람들 사이에 불목을 일으킨다.” (집회서 28,9)라고 하였다.
2. 어리석은 이는 마음속에 남을 헐뜯을 말을 품고 있어서, 편안히 쉴 수가 없다.
예) 화살에 맞은 개
화살을 뽑지 않으면 편안히 쉴 수가 없다.
성경에 “어떤 말을 들었으면 죽을 때까지 묻어 두어라. 용기를 가져라. 그 말이 결코 터져 나오지는 않으리라.” (집회서 19,10)고 하였다.
<성 그레고리우스>
“재를 입으로 불면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더럽히게 되고, 자신의 눈을 어지럽게 만드는데 남을 헐뜯으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더럽히게 되고, 자신의 정신을 어둡게 만든다.”고 하였으며 “하늘로 올라가고 싶으면, 결코 남을 헐뜯지 말라. 남을 헐뜯는 이는 결코 하늘로 올라갈 수 없다.”고 하였다.
四.
남을 헐뜯는 이는 구덩이를 파서 남을 빠뜨리려고 하지만, 자신이 자주 그 구덩이에 빠지게 된다.
예) 우화(寓話)
어느 날 짐승들의 임금인 사자가 병이 들어 모든 짐승들이 찾아와서 안부를 물었는데, 여우만은 찾아오지 않자 이리는 “대왕께서 병이 들자 우리들은 모두 찾아왔는데 여우만은 그렇게 하지 않으니,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라고 하였다.
때마침 여우가 그곳에 왔다가 뒷말을 들었고 곧 사자 곁으로 다가가서 병세를 물어보았는데 사자는 크게 성을 내면서 늦게 온 까닭을 물어 보았다.
이에 여우는 “대왕께서 병이 들었지만, 모든 짐승들은 맨손으로 찾아와 오직 안부만 물어보았는데 병세에 혹시 차도가 있었습니까?
저는 두루 돌아다니면서 좋은 처방을 찾아보았고 이제 막 그것을 손에 넣어 왔는데 어찌 감히 늦게 오려고 하였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사자는 크게 기뻐하면서 무슨 약을 써야 되는가를 물어보았더니, 여우는 “살아있는 이리의 껍질을 벗긴 뒤에, 뜨겁게 달구어서 대왕의 몸에 덮으시면 곧 나으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사자는 곧 이리를 잡아서 그 처방대로 하였다. 시경에도 “어찌 너를 받아들이지 않겠는가? 이미 너에게로 옮겨갔으리라.”는 구절이 있다.
五.
남을 헐뜯는 데는 일곱 가지의 실마리가 있다.
첫째. 남의 드러나지 않은 나쁜 행위를 이유 없이 드러내는 것
둘째. 남의 잘못을 좋아하는 것
셋째. 이유 없이 퍼뜨리고, 또 늘려서 퍼뜨리는 것
넷째. 거짓되게 충고하는 것
다섯째. 남이 드러내지 않고 한 착한 일을 인정하지 않는 것
여섯째. 남의 환히 드러난 착한 일을 없애버리는 것
일곱째. 착한 일을 나쁜 일이라고 하는 것
그 해는 모두 같다.
六.
착한 사람은 세상을 비추어 주는 촛불이다.
1. 촛불에는 그을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으나 심지를 잘라주면 밝아진다.
▸ 착한이라도
∘ 잘못이 없을 수 없다.
▸ 하느님은 헐뜯는 말을 하는 이들을
∘ 비방하도록 놓아두어
∘ 착한이의 그을음을 잘라주고
∘ 착한이의 빛을 더욱더 밝게 해준다.
▸ 손으로 그을음을 자르는 이(헐뜯는 이)
∘ 촛불이 밝아질수록
∘ 그의 손은 더욱더 검어지고
▸ 착한 이를 헐뜯는 이는
∘ 남이 맑아질수록
∘ 자신은 더욱더 더러워진다.
예) 어떤 현자
그는 임금께 매우 존중을 받아 더없는 지위와 부귀를 모두 누리고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길을 나섰다가 시주를 부탁하는 어떤 걸인을 만났는데 현자는 그에게 돈을 전해 주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걸인은 “나는 길손인데 돈을 바라지 않으니 나를 거두어 주셨으면 합니다. 가령 내가 보답할 수 없더라도 하느님이 당신을 도와주도록 빌 것이니, 뒷날 자그마한 일이라도 생길지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현자는 속으로 비웃었지만 집과 먹을 것을 내려주게 하였다.
얼마 뒤 그 현자는 더욱더 존중과 총애를 받아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크게 질투를 받게 되었고 임금과 그를 벌어지게 할 모의를 하여 “아무개는 임금님께 가장 총애를 받고 있는데 만족할 줄 모르고, 나라를 훔치려고까지 하니 어찌해야 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그러도 임금은 믿지 않자 다시 “내일 아무개가 임금님을 뵈러오면 임금님께서는 시험 삼아 그에게 ‘나는 장차 나라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서 도(道)를 닦으려고 한다.’고 하시어 시험해 보십시오.
그러면 그는 임금님께서 자리에서 물러나시면, 자신이 어린 임금을 보필하여 정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음을 이롭게 여길 것이기 때문에, 오직 임금님께서 물러나지 않을까 걱정할 것입니다. 그래서 온갖 말로 그 결정에 찬동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가 임금님께서 물러나시는 것을 이롭게 여기지 않아 임금님을 막는다면 저희들이 없는 일을 만들어 내었다고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서양 여러 나라의 현명한 임금들 가운데는 세상에서 물러나와 도를 닦으려고 출가한 이가 많이 있었으므로 그 현자가 반드시 임금께서도 그렇게 하시려는 구나하고 생각할 것임을 헤아렸기 때문에 이러한 함정을 만들어 놓으면, 반드시 빠지게 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다음날 임금은 그들의 말대로 하였는데 현자는 과연 크게 기뻐하면서 힘껏 그 말에 찬동하였다. 이에 임금은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하여, 별안간 성을 내며 얼굴빛을 바꾸어버렸고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으로는 마침내 그를 쫓아버리려고 생각하였다.
그 현자는 들리고 보이는 것이 이상스럽다고 여겼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집으로 돌아와 생각하다가, 마침내 임금께 나를 헐뜯은 이가 있어, 내가 임금께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이롭게 생각한다고 말했을 것임을 깨달아 근심하고 괴로워하였지만, 자신의 결백을 밝힐 길이 없었다.
그 때 마침 전날의 걸인이 현자가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까닭을 물어보았다. 이에 현자는 사실대로 일어주었고 걸인은 곰곰이 생각해 보고서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이 일을 밝히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의 갓과 옷을 벗고서 도인(道人)들이 입는 해진 옷을 입고, 모든 재물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뒤에, 아침에 임금님을 따라 가려고 한다면, 임금님은 반드시 오해를 풀 것입니다.
현자는 그의 말대로 하고서 임금에게 갔더니, 임금은 그를 보고서 까닭을 물어보았다. 이에 “어제 대왕께서 나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 도를 닦으려고 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매우 기뻐 저도 대왕을 따라가려고 마음먹었기에 집안의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떠날 때를 여쭈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임금은 크게 깨우치고서 “너는 참으로 큰 덕을 가졌으며, 충성스럽고 선량한 사람이고 너를 헐뜯는 말을 한 자들은 모두 질투가 심하며, 남을 헐뜯고 아첨하는 사람들이다.”라고 하고는 그들 모두를 무섭게 꾸짖고 멀리 귀양 보내어 버렸다.
성경에 “구덩이를 파는 자는 자신도 거기에 빠질 수 있고 담을 허무는 자는 뱀에게 물릴 수 있다. 자신이 만든 함정에 빠진다.” (코헬렛 10.8)는 말씀이 있는데, 남을 질투하는 이들 가운데는 이러한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