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일들을 다 안다고 믿고 있는 올챙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 올챙이는 연못가에 앉아 하찮은 파리나 먹고사는 개구리가 그렇게 어리석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말합니다.“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가만히 앉아 더러운 파리만 먹고사니? 게슴츠레한 눈에 이상한 옷을 입은 네 모습이 너무 우스워.”올챙이가 경멸하는 듯한 어조로 말하자 개구리가 대답했습니다. “너도 시간이 조금 흘러 뒷발, 앞발이 나올 때쯤이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그때 가서 이야기하자.”
유대인들로부터 반대 받고 미움 받는 예수님처럼 사람은 늘 좋은 소리와 더불어 듣기에 불쾌한 소리와 비난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하지만 위의 예화처럼 쓴 소리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넉넉한 시간과 마음으로 곱씹어 보면 단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주간 읽혀지는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 점점 위기감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구세주)라 여기지 않는 유다인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서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조만 간에 나타날 상황들을 미리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분명 하느님께로부터 왔으며, 하느님을 아십니다. 이 사실은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셨고, 여러 모습으로 보여주셨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고 오히려 곤경에 빠뜨릴 궁리만을 꾀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을 구원할 메시아 그리스도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그 메시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간간히 예언자는 나타났지만, 진정한 구세주 그리스도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리스도가 나타난 것 같았습니다. 아무도 할 수 없는 놀라운 기적을 행하고, 종교 지도자들조차 꼼짝 못하는 놀라운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분명히 구세주 그리스도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또다시 아니라고 말하면서 쉽게 포기합니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우리는 저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지 않습니까?”
바로 그들은 자신의 제한적인 생각으로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구세주를 판단해 버립니다. 우리들의 구원을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아니 자기들보다도 더 못한 사람으로 판단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제한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진 판단은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버리는 커다란 죄를 범하게 되는 됩니다.
진리를 진리로 여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면 분명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한가요? 예수님을 우리의 구세주로 여기고 있는가요? 하느님과 우리를 이어주는 중재자로 여기고 있는가요? 예수님의 사람은 바르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야 하고, 악보다는 선을 추구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모습을 오늘 독서에 비추어 생각해 봅니다. 의인은 하느님을 잘 알며,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예수님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따라서 의인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자신이 만들어졌음을 알고,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올바르고, 정의롭고,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어떠한 위협이 와도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인 것입니다.
반면에 악인은 어떻게 하면 의인을 곤경에 처하게 할까? 고민하고, 자격지심으로 상대방에게 강하게 억지를 부리며, 두고 보자는 식으로 잘 안되기를 바라며, 할 수 있는 한 방해꾼이 되기를 자청합니다. 이뿐 아니라 최대한 곤경에 빠지도록 유도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편인가요? 의인인가요? 악인인가요? 악인으로 생각하자니 삶이 모두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의인으로 생각하자니 왠지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요? 생각으로는 의인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실제의 삶의 모습은 악인쪽이 아닌가요?
만일 그렇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큰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매고 있는 사순 시기가 바로 기회인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올바른 믿음과, 자신의 부족과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로 살아가려는 “회개”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의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순 시기는 은총의 시기이고, 구원의 시기이고 기쁨의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을 마음으로 믿지 않고, 회개하지 않으면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처하라고 외치는 이, 온갖 조롱과 욕설을 퍼 붇는 이가 바로 자신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더 이상 자신을 희망 없는 악인으로 머물러있게 하지 말고, 당당한 그리스도인, 의인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