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갈릴래아 지방 참행복 선언 성당>
"행복하여라!.......하는 사람들!"(루카 6, 20~22)
루가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람이 찾아야 할 참된 행복"에 대해서 6장에서 말하고 있는데, 이것을 마태오는 5장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두 복음 다 같이 인간의 참된 행복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참된 행복이란 당시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말씀이었습니다. 하늘에 있는 조용히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번쩍이는 빛과 같은 내용입니다.
한 마디로 세상에서 안이한 생활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는 그 말씀 하나 하나가 폭탄적인 선언이며, 현실을 뒤엎어 놓는 혁명이며 도전인 것입니다. 즉, 현실 생활 속에 있는 일반적인 개념과 가치 기준을 뒤엎어 놓는 말씀입니다. 세상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불행하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살다보면 가끔씩 철저하게도 자기 자신이 망가지는 체험을 할 때가 있습니.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다고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지만 때로 올바른 지향을 두지 않았기에 참담하게 무너져 내리는 실패를 체험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바닥으로 떨어지는 참담함이나 비참함을 절절이 체험하면서 얻는 소중한 진리가 한 가지 있습니. 그것은 우리가 쉽게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언제인가 하면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기를 쓰고 위로만 올라가려는 순간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이 정도면 내 인생도 꽤 잘 나가는 편이겠지?"하는 순간, 그것이 농담이라 할지라도 은연중에 자기 잘난척하는 순간 하느님은 어느새 우리를 심연의 바닥으로 내동댕이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바닥체험을 통해 기고만장하던 우리의 기를 꺾어 놓으십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우리가 한 순간에 "아! 내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나?", "내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놈이었구나!"라고 고백하게 만드시는 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그럴 때 물론 괴롭기 그지없어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기어 들어가고 싶고, 모든 것이 싫어집니다.
참담한 실패, 죽고 싶은 마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 아침이 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때, 그 고통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삶의 최저점에 설 때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 본연의 모습, 자기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똑똑히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하느님을 떠난 나는 결국 티끌이었구나! 결국 내 생애는 하느님 자비로 이어온 자비의 역사였구나!"하는 진리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느님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이제 제게는 하느님 당신 밖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라고 고백하는 겸손함, 거기서 다시 한번 이 세상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새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바로 행복의 순간입니다. 더 나아가 그 순간이 바로 구원의 순간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