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목원에서>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루카 6, 42)
우리말 속담에 “☓(?)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흠잡기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가장 흠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 많은 말을 하고 말을 듣습니다. 말 중에는 좋은 말이 있고 나쁜 말이 있습니다. “얘, 누구는 어쩌고, 누구는 이렇다던다”. “글세 누가 그랬단다.” 좋은 말보다는 사람을 평가하고 비판하고 흉보는 것이 더 많습니다. 자신에게는 알지 못하는 흉과 허물이 더 많으면서도 남에게 대해서는 좋은 점보다 잘못된 것들을 더 많이 나열합니다. 우리의 이런 모습은 자랑스럽지 못합니다.
신앙인으로써의 이런 모습이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못나 보이는 부분이고, 하느님을 전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입니다.“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이 어찌 저럴까?” 그래서 복음에서 예수님은 “남의 눈의 티를 보지말고 오히려 자신의 눈 속의 들보를 보라”고 가르치십니다.
우리 신앙인은 누구나 선교를 해야할 사명이 있습니다. 선교는 하느님께로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입니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말한 것을 우리의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말과 행동의 일치 속에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고, “역시 하느님을 믿고 성당에 다니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달라.”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초기 교회의 구역, 반 공동체를 “공소”라 하였습니다. 이 말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지만 당시 공소에 속해서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해 보십시오. 그들은 체계적으로 교리를 배우지도 못했지만 하느님의 계명인 사랑을 알고 실천하였습니다. 그래서 작은 일도 서로 돕고 서로 아끼고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 모두가 부러워하였고, 더 나아가 그 공동체에 속하여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선교를 하여 공소 공동체를 불려 나가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이들은 소경이 아니라 세상을 밝히 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진실한 안내자로써의 역할을 다했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안내자가 되어야 합니다. 참 삶의 길을 안내하는 진실한 안내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커다란 곳에만 행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행동을 통해서도 다른 이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나의 작은 행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비유 말씀을 하십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할 수 없으며, 또한 남의 티를 빼내기 전에 자기 눈의 들보부터 빼라고 하십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남에 대해서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작은 행동도 상대방에게는 커다란 아픔과 상처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나는 정말 사람들을 올바로 살도록 인도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다하는가?” 반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잘못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충고하여 올바로 살도록 이끌어 주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작은 행동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하루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복음환호송에 나오는 요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고 간직했으면 합니다. "주님, 당신의 말씀은 진리시니,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헤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