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목장>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오19,24)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여기에서 ‘낙타’라고 하는 것은 유다인들이 알고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큰 동물이고,‘바늘구멍’(공동번역에서는 바늘귀라고 번역되었음.)라고 하는 것은 밤이 되는 모든 성벽의 문을 닫고 사람들만 드나드는 작은 성벽의 쪽문을 말합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은 마치 거대한 낙타가 사람도 겨우 지나다니는 이 작은 문을 들어가기만큼 어렵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자에게는 어떠한 흠이 있기에 그러한 말씀을 하시는 것인가요?
1) 재산의 부요함은 잘못된 자만심을 가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재산을 부요하게 가진 자는 세상의 무엇이나 다 값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원하는 것을 충분히 구할 수 있고, 또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돈이 그것을 해결해 준다고 여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행복할 수 있고 돈만 주면 슬픈 일도 물리칠 수 있으므로, 하느님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고 인생의 모든 문제도 재산이 모두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기까지 합니다. 바로 여기에 잘못이 있다는 것입니다.
2) 마태오 6장 21절에,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고 하신 말씀과 같이, 재산의 부요함은 그 사람을 이 세상 것에 집착시키고, 하느님을 외면하는 잘못에 떨어지게 합니다.
3) 사람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더 갖고 싶어 합니다. 또 재물의 부요함은 사람을 이기적으로 만듭니다. 여기에 역시 그 잘못이 있습니다. 더욱이 사람은 한번 재산으로 안락과 사치를 누리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두려워하게 되고 그것을 지키기에 긴장하고 근심하게 됩니다. 즉 재산이 생활의 평안과 안전을 가져다 줄 수 있다하여 이것을 더욱더 끌어 모으려는 욕심에 빠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다른 곳에서 보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전연 불가능하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루가 19장 9절에 자캐오는 예리고에서 제일가는 부자였는데도 예수님께서는 그를 천국으로 부르셨고, 마태오 28장 57절에 아리마태아 사람인 요셉도 부자였기에 예수님의 시체를 묻을 무덤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가난이 미덕도 아니며, 부요함이 그 자체로 죄악도 아닙니다. 또한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시는 사람들, 너무 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곁에는 지금 불행이 거의 다 도착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하시는 사람들, 너무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곁에 예수님께서 주시는 행복이 거의 다 도착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 부유함으로 넉넉함을 자랑하시는 사람들, 하늘나라에서는 그 부유함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아야 합니다.
지금 가난함과 고통으로 힘들어하시는 사람들, 좌절은 예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단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결국 자기의 것을 내어 놓을 줄 아는 마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 시련과 고통을 이겨나가는 마음 등이 우리의 삶을 영글게 하고 구원으로 이끌어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