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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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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연중 제 18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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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대교구 수서동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마태오 16, 28)

글을 시작하며 먼저 질문을 하나 던져봅니다.

비신자들에게 고해 성사를 주어도 될까요?”

어떤 신부에게 하루는 잘 모르는 사람이 와서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해서 혹시 교우인지 물었더니 그 사람은 비신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은 과연 비신자에게 성사를 주어도 되는지 고민하시다 연락처를 물으신 후 연락할 것을 약속하고 그 사람을 돌려보냈는데, 과연 이럴 때 성사를 주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동창 신부들에게 여기저기 물어 보았다고 합니다.

동창 신부들은 교회의 이런저런 상항을 얘기하며 성사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어떤 한 신부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성서 구절을 말씀하시며 분명히 이방인도 죄를 용서 받았는데, 왜 고해성사 주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하셨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정말 어떠한 수모도 무릅쓰고 성사받기를 원한다면 주어야 한다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그 신부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하여 고해성사 보는 법을 하나하나 가르치며 성사를 주었고, 그 후 그 사람은 예비자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만일 그때 그 사람에게 고해성사를 주지 않았다면 과연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너무나 형식에 묶여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복음을 보면 마귀 들린 딸을 둔 어느 가나안 여인. 이 여인은 예수님께 자신의 어린 딸을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녀가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그 청을 여러 차례 거절하십니다.

먼저,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라고 간청하자, 예수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시지 않으시면서 무시를 합니다. 또한 제자들도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라고 하면서 청을 거절하시라고 말을 하지만, 오히려 예수님은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또 다시 거절하십니다. 그래도 이 여인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자존심이 몹시 상할 말씀을 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아마도 이런 말을 듣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참 더러워서... 관둬라. 치사해서 그냥 가고 말지.”라면서 욕을 해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면서 예수님의 자비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여인의 믿음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의 딸을 치유해 주십니다.

포기하지 않는 이 여인의 믿음이, 그리고 자녀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의 딸을 살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세 번씩이나 여인의 청을 거절했던 예수님이셨지만, 굳은 믿음과 끝없는 사랑을 가지고 청하는 여인을 예수님도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여기서 우리는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가나안 여인의 모습에서 보여주는 이 믿음과 사랑을 우리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도 인정하는 믿음과 사랑을 키워나갈 때, 우리는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오늘 가나안 여인처럼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믿음, 행동으로 실천하는 믿음입니다.참된 신앙생활이란 내가 아닌 하느님께서 주도권을 쥐고 계신 생활, 그래서 나는 그분 안에 더욱 작아져, 그분의 소박한 도구로 쓰이는데 만족하는 생활, 그분의 뜻에 전폭적으로 의지하는 생활임을 기억하며 이런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08-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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