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막펠라 동굴 - 이곳에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묘가 안장되어 있다.>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마태오 1, 16)
오늘부터 교회는 대림시기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대림 ×주간 ×요일이라고 부르며 예수님의 오심에 대한 먼 준비의 시간이었다면, 오늘부터는 대림시기의 고유한 날을 기억하며 예수님의 오심이 임박했음을 알리며 직접적인 준비를 하게합니다. 왜 일까요? 오늘부터 성탄까지가 9일 남았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의 전통적인 9일기도를 하는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복음은 예수님의 족보를 소개하고 있는데, 마태오복음서와 루카복음서의 족보를 대할 때마다 자신과는 별 상관없는 족보가 아닐까? 하고 무관심하게 지나치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뿌리 없고 근거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예수님의 족보를 통하여 예수님은 다윗을 거쳐 인류 구원의 출발점인 아브라함과 직결되기도 하고 아울러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예수님에게서 구약성서의 약속이 성취되는 숭고한 진실을 발견합니다.
잘되면 자신의 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옛말도 있지만, 잘났던 못났던 지금까지 조상의 뿌리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에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구원자 예수님의 족보와 자신도 결코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아름다운 우리는 하느님의 뜻하심이 있기에 이 세상에 그분의 뜻에 합당한 목적에 의하여 이 땅에 태어남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의 일정한 계획과 뜻 안에서 그분의 목적대로 사용되어지고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갈 몸입니다.
비록 들꽃은 자신의 이름을 몰라도 누군가 보아주는 이 없어도, 누군가 알아주는 이 없어도 사람들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온 힘을 다해서 들꽃의 향기를 내고 최선으로 아름답게 꽃을 피우며 생을 마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의 후손으로 족보에 올라 있음을 기뻐하고, 우리의 삶이 들꽃 같은 인생일지라도 가족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에 충실하여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내야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옛 조상들에게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신앙인의 삶을 살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