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신비 4단 : 예수님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지심.(프랑스 루르드 대성당에서)>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 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쳐오더라도 끝까지 충실하게 믿음을 지켜야 하며, 하느님의 자비로우심과 그 도우심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하라고 권고하셨을 뿐만 아니라, 친히 기도를 가르쳐 주셨고, 또 자주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복음 말씀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는 기도의 두 가지 측면을 특별히 강조하고 계심을 알게 됩니다.
첫째는, ‘언제나’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자주 듣게 되는 단어가 있는데, 아마 ‘기도’라는 단어도 그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처하게 되는 의문은 ‘도대체 무엇이 기도일까?’ 하는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 리지외의 성녀 소화 데레사께서는 ‘기도는 하느님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하셨고, 아빌라의 성녀 대 데레사께서는 ‘기도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샤를르 드 후고 신부님께서는 ‘기도는 하느님을 사랑하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비추어 기도의 정의를 내려 본다면 매주 우리는 주일을 거룩히 지내기 위해서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집 성당에 모입니다. 우리들이 이렇게 모이는 이유는 하느님의 믿고 따르는 우리들이 아버지이신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청하기 위해서입니다. 곧 기도하기 위해서 모인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매주 성전에 모이는 이유와 성인들의 가르침을 함께 생각해 볼 때, ‘기도란 하느님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리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도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기도는 어떤 형식이나 틀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말을 하듯이 하면 되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는 엄마에게 말을 할 때 무든 격식이나 형식을 찾지 않습니다. 엄마도 그런 격식이나 말을 멋지게 할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아름다운 미사 어구로 장식된 말마디가 아니라, 어린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항구하게 기도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둘째로, 오늘 복음에서 강조되고 있는 점은 비록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기도할 때 낙심하여 중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 낙심하여 용기를 잃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합니다. 용기를 잃게 되면 자신이 청하고, 기다리고, 바라고자 했던 모든 것들이 다 쓸데없는 것이 되어버리며, 하느님과의 대화는 중단되어 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제 1 독서를 보면, 모세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여정에서 하느님 백성의 승리를 쟁취하도록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복음에 나오는 과부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달라고 끈질지게 간청합니다. 모세의 간구와 과부의 끈질긴 요구의 뿌리에는 온갖 역경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반드시 자신들을 구해 주시리라는 흔들림 없는 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대한 그와 같은 확신은 그냥 손쉽게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확신은 땀과 고통과 수난을 끝까지 참아 견디는 용기가 있어야만 유지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루가 18,10) 고 하신 예수님의 질문은 믿음에 대한 큰 시련이 닥쳐올 때라도 꾸준히 기도하고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기도의 목표는 기도의 성취에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처럼 언제나 끊임없이 기도하고 낙심하여 용기를 잃지 않는 태도입니다.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 신앙인은,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있기에 어떤 처지에서도, 어떤 어려움과 고난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의 보살핌과 이끄심에 자신을 맡겨 드리게 된됩니.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와 손길로 힘있게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며 언제나 기도하며, 낙심하지 않고 용기를 잃지 않는 신앙인,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꾸준히 기도하고 끈기를 다하여" 기도하는 신앙인으로 힘차게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