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신비 1단 : 예수님 부활하심.(프랑스 루르드 대성당에서)>
"너희도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 40)
우리가 들은 복음 말씀은 충성스러운 종과 불충한 종의 비유를 통해서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히 수행하고 준비하는 삶의 자세를 말씀하십니다.
초대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재림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여 오늘 복음의 말씀을 어느 때 오실지 모르는 예수님께 대한 기다림과 함께 준비되어 있는 삶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시기 이전에 자신의 소임에 충실한 사람만이 보상을 받는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 불충실한 사람에 대한 경고의 말씀으로 알아들었습니다.
복음을 우리의 상황에 적용시켜볼 때 충성스러운 종과 불충한 종의 비유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주인이 종에게 책임을 맡기고 떠났다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도록 임무를 맡기신 것이며 예수님께서 돌아오시는 날, 즉 심판 날 예수님의 대전에서 예수님을 뵙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충성스럽고 슬기로운 관리인은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자기 책임이란 주인이 맡긴 일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또 자기 생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일을, 주인의 뜻에 따라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종임을 망각하지 않고 항상 예수님의 종임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또 주인으로부터 칭찬을 받더라도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라고 말하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이에 비해 불충한 관리인은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주인이 맡긴 일은 안하고 자신의 일을 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종이라는 것을 망각하여 주인의 역할을 하려고 하는 욕심 많고 교만한 사람과도 같습니다. 그는 모든 일에 있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져야 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과 맞지 않는 방향을 제시하거나 행동을 하면 틀렸다고 하면서 구박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주인이 없을 때는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여 힘없는 사람을 박해하고, 쾌락에 빠져 살아갑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입니다.
복음에서와 같이 관리인은 주인이 아닙니다. 다만 관리자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고 그 뜻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충성스러워야 합니다. 또한 슬기로워야 합니다. 그 동안의 자기의 책임에 대해 보고를 잘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기가 맡은 임무에 충실한 것을 주인이 알게 되면 주인은 아마 더 큰 일을 그에게 맡기겠지만, 양심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서만 일한다면 주인은 그를 엄하게 벌할 것입니다. 이 주인이 중요한 책임을 맡기고 떠났다가 언제 어느 때 올지는 그 종은 정신 차려 깨어있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바로 그에게 요구되었던 것이 주인에 대한 충성이었습니다. 언제라도 주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예수님께서 맡기신 임무를 수행하는 삶을 살기 위하여 지식이나 능력을 믿기보다는 복음에 충실한 종처럼 열심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예수님을 만날 날을 기다리며 사는 것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으로부터 많은 은총과 축복을 받은 삶을 살고, 또 예수님으로부터 불린 삶을 살고 있는 만큼 오늘의 마지막 말씀인 많이 맡은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내어놓아야 한다(48절)는 말처럼 예수님을 위해서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열심히 봉사하고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충실한 종으로서 우리가 우리의 임무를 이행한다는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진정한 사랑의 삶을 사는 것일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이 땅 위에서 이루는 삶입니다.
이렇게 살 때 우리는 예수님께 많은 것을, 즉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지금 내가 있는 상황에서 나에게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써 예수님께 나의 모든 삶을 봉헌하는 삶이 되도록 예수님의 도우심을 구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