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르드 성지 촛불 기도회>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루카 8, 16)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만일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지독한 바보일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왜 이렇게 뻔한 말씀을 하셨을까요? 그것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알면서 우리가 실제로는 하지 않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새롭게 우리들 마음에 새겨주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둠 속에 있다면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빛은 어둠을 몰아내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물을 잘 볼 수 있게 하고, 그래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빛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이라도 등대불만 있으면 뱃사람들은 마음 놓고 항해를 할 수 있습니. 이렇게 빛은 사람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줍니다.
또한 이 말씀과 더불어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 12)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이 당신으로 인하여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가장 원하는 것은 '영원히 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으로 또 당신의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신 참 빛이셨습니다.
그런데 요한복음 9장 5절에서는 한 마디를 덧붙여서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살아 계시는 동안에는 당신이 세상 사람들의 빛의 역할을 하신다는 것입니다.그러면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나신 후에는 올바른 길을 제시할 빛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성사로서 예수님께서 하셨던 역할을 계속 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의 일원인 나는 오늘날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즉, 내가 빛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복음(빛)을 받아들였고 선포해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말씀과 성체를 통해서 예수님께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빛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우리는 등불을 그릇으로 덮어두는 사람과 꼭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나는 하고 싶어도 능력이 모자라서 못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즉, 우리가 자신이 가진 복음(빛)을 선포하지 못하면, 또 내가 가진 기쁨을 나누지 못하면, 내가 기진 것마저 다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빛이 되고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밝은 미소를 통해서 혹은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통해서, 사랑이 담긴 작은 행동을 통해서 내 가족이나 친구 혹은 이웃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나는 빛의 역할을 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날은 잠자리에 들 때 자신도 더 큰 기쁨을 누린 하루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 모두가 세상을 비추는 빛으로 살 수 있도록 한 번 더 웃어주고, 한 번 더 칭찬하고, 한 번 더 등을 두드려주었으면 합니다.
아침에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받고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종은 누가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도 한쪽으로 치워 놓아선 안 된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니까.(오스카 햄머스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