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와디 켈트 광야 - 베두인과 낙타>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루카 10, 37)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라는 율법 교사의 질문에 예수님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하고 대답하십니다. 이어 이웃이 누구냐는 질문에 "착한 사마리아 사람으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하느님은 참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하느님 나라로 그들을 초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가를 가르쳐 주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이웃이 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신다. 다시 말해서 누가 나의 이웃인가를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의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같은 처지에서 보아야 하고, 같은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강도를 만난 사람의 모습에서 자신의 처지인 버림받은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리고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그가 바로 나의 이웃이 될 수 있고 그에게 참사랑을 베풀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졌기에 사마리아 사람은 마음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하였습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즉 가엾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랑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메마르고 건조한 마음, 이기적이며 자기 중심적인 마음으로는 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목숨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강도 상해 현장에서 “초주검”이 된 사람에게로 갑니다. 그것도 서로 원수지간이었던 나라 사람에게 가까이 간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 44). 이 말씀은 진정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낸다는 뜻일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온 힘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하였습니다. 응급조치, 상처를 싸매주고 나귀에 태워 근처 여관까지 동행하여 극진히 간호하였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생각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는 현재뿐 아니라, 내일 모레까지 내다보고 배려하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비유를 들으면서 우리 모두 마음과 목숨과 힘과 생각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이웃 사랑 실천 없이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1요한 4, 20) 오늘부터 사마리아 사람처럼 사랑하는 것을 시작해야 합니다. 내가 먼저 그런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발생하는 곳에 하느님은 계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1요한 4, 8)
신앙은 단순히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 역시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단순한 앎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단순히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먹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이웃 안에서 그리스도의 모습과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사랑, 그것을 내가 먼저 베풀어주는 참된 신앙인의 삶을 희망하며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