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진암 성지 2016년 야외 구유>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 32)
성탄 팔일 축제의 한 중심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성탄 축제는 우리 구원의 시작을 가져온 축제이기에 하루만 지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1년 365일을 지낼 수는 없으니 한 주간만이라도 그 기쁨을 만끽하자는 것이 팔일 축제의 의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아기 예수님이 구약의 법대로 하느님께 바쳐지는 예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조상들로부터 오랜 역사를 통해 하느님의 현존과 능력을 경험해 온 가운데 가지게 된 확신은 무엇보다 자기들은 하느님께 선택된 백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현재 이민족(로마)의 억압에서 해방을 줄 수 있는 장수가 나타나서 자기 나라의 국권을 회복시켜줄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도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다윗의 혈통을 이어받은 후예 중에서 유명한 왕이 생겨나 이스라엘의 옛 영광을 회복시켜 이 세상을 지배하게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믿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단지 자기들을 구원하실 구세주가 오실 때까지 끊임없이 기도하며 의롭고 경건하게 살면서 인내성을 가지고 기다리던 사람들도 있었으니 그 중의 하나가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는 시메온이라는 노인의 경우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느님의 아들이며 구세주이신 아기 예수님이 이 세상에 탄생하신 다음 하느님은 그 아드님을 어떤 사람들에게 보여주셨는가? 하는 점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경외하여 의롭게 살아가는 요셉에게, 밤새워 일하며 순진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목동들에게, 세상의 불의를 미워하며 진실을 찾고자 노력하는 동방의 세 박사들에게,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기다리며 인내를 가지고 기도하고 착하게 살아온 시메온과 안나라는 노인들에게 아기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도 하느님 나라를 찾고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믿음의 자세, 생활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겠는가요?
성 요셉처럼, 목동들처럼, 동방의 세 박사들처럼, 안나와 시메온이라는 노인들처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구세주 예수를 만날 수 없고 옆에 두고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도 성경의 인물들처럼 구세주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 이웃을 통해서 우리는 언제나 그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의 이웃을 통하지 않고는 결코 하느님과 만날 수 없고, 사랑해 드릴 수도 없습니다. 이웃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하느님께로 가는데 이정표와 같습니다. 그 표시를 잘 따라간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하느님께 이르게 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나의 이웃은 나에게 있어 큰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은총을 잃지 않도록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은총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은총(이웃) 속에서 은총(이웃)과 함께 있을 때 진정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면, 그 은총(이웃)이 없는 데에서는 하느님은 이미 나와는 거리가 먼 분이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인물들이 구세주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던 삶의 자세처럼 우리도 이제는 이웃이라고 하는 너무나 좋은 우리에게 주어진 은총을 통하여 그 은총으로 하느님을 뵈올 수 있고, 예수님을 닮을 수 있는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을 또한 올바로 전하는 삶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한해의 마지막에 와 있습니다. 금년 한 해 동안 나는 예수님을 얼마나 많이 만나 뵈었는지요? 아니면 그분과는 전혀 만나지 못한 비 구원, 비 은총의 상태는 아니었는지요? 겸허히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 한 해는 그분과 더 자주 만나는 삶이되기를 오늘 감히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