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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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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삶의 꽃자리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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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예루살렘 비아 돌로로사 제 1처 : 사형선고를 받으신 곳>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 23)

사순절 두 번째 날입니다. 어제 우리는 재의 예식을 통해서 삶의 방향을 바꾸고, 이제는 그리스도의 숨결을 회복하여 예수님 중심의 삶을 살겠다고 나름대로 결심하셨을 것입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가톨릭 신자로서의 생활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입교하기를 주저한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실제로 불교신자가 된다는 것은 절에만 한 두번 나가면 신자인양 행세할 수 있습니다. 개신교 신자가 된다는 것도 별로 어렵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톨릭 신자가 되기 위해선 6개월 이상의 교리공부와 좀 지적이고 철학적인 냄새가 풍기는 용어와 사상체계가 도통 우리 한국인들 체질과는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름만 신자인 생활은 불교이든 개신교이든 가톨릭이든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반대로 참 신앙인이 된다는 것도 단순한 진리일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신앙생활은 아주 단순한 것일 수 있습니다. 어렵다고 생각되는 가톨릭 신앙생활의 요지는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그대는 행복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불행하기를 원하는가? 그대는 생명을 원하는가? 아니면 죽음을 원하는가?” 누구나 할 것 없이 행복을 원하고 생명을 원할 것입니다.

오늘 독서 말씀을 통해서 보면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에 대한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생명의 길을 택하면 되고, 행복의 길을 택하면 됩니다. 이 얼마나 쉽고 단순한 일입니까?

그런데 그 행복의 길, 그 생명의 길이 무엇이란 말인가요?

그 길에 대하여 신명기 저자는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신명 30,20)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앙인이면서도 행복의 길을 하느님에게서 찾지 않고, 나에게서 찾고 있습니다. 내가 건강하고, 내가 부자가 되고, 내가 즐기며 살 수 있을 때 행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길은 행복의 길이 아니라 저주의 길, 불행의 길이라고 신명기 저자는 말합니다. 이 길은 생명의 길이 아니라 죽음의 길이라고 신명기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쾌락을 행복으로 착각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참 행복의 길은 하느님 중심의 길을 따르는 데 있는 것입니다. 그 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루가 9,23)이고, “자기 목숨을 구하려고 집착하지 않고 버리려고 애쓰는 삶”(루가 9, 23-24)입니다.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리도 단순합니다. 신앙인은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참 행복과 생명의 길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그 행복과 생명의 길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과는 다르다는데 그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 그대는 어디에서 행복을 찾고 있는가요?

그러면 그대는 어디에서 생명을 찾고 있는가요?

내가 참으로 신앙인인가? 아닌가?는 이 물음에 대한 답에 달려 있습니다.

사순절 두 번째 날인 오늘, 예수님은 우리에게 내가 추구하고 있는 행복이 얼마나 순수한지를 다시 돌아보도록 촉구하고 계십니다.

나의 회개는 지금까지 내가 물질에서, 건강에서, 애정에서 행복을 찾아왔다면 그것을 과감히 버리고, 하느님의 길, 나를 버리는 길에서 행복을 찾아야 함을 깨닫는 데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돌아서야 할 무엇”(Conversion)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7-03-0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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