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최남단 미츠페 라몬>

"그와 그의 온 집안이 믿게되었다."(요한 4, 53)

요즘 참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한 달을 시작했다 싶었는데 벌써 마지막 주간입니다. 사순절을 시작한지도 벌써 4번째 주간을 맞이합니다. 지난 시간 동안 정말 무엇에 몰두하고 어떤 결과를 이루었는지 생각해 보면서 허송세월을 보낸 것은 아닌가? 반성을 해 봅니다.

성당에 입교하여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 중 많은 경우가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 많습니. 제가 아는 분이 성당에 다니게 된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그분이 어렸을 때 그분의 아버지께서 중병으로 무척이나 고생하셨다고 합니다. 그때 그분의 누님만 성당을 나가고 있었고, 그 외 다른 식구들은 아직 신앙을 모르고 하느님도 믿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고, 좋다는 약도 써 보고, 한방 치료도 해보았지만 별로 차도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그분의 어머니께서 무당을 불러 굿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그 뒤로도 별로 차도가 없자 그분의 누님은 어머니께 성당 다니길 권했고, 그 분의 어머니는 천주교에 입교를 했다고 합니다. 아마 오늘 복음에서 자기 아들을 고쳐 달라고 애원하는 왕실 관리처럼 그분의 어머니께서도 남편의 병을 고쳐 달라고 하느님께 매 달려 보시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후 그분의 아버지는 쾌유하셨고, 이일로 인하여 온 식구들이 세례를 받아 신앙을 지니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믿음은 아주 작고 사소한 이유로, 때로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이유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하느님께 무엇인가 의지하고픈 이유로 인해서 신앙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결과는 우리가 상상 못할 정도로 아주 크게 나타나는 것을 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왕실 관리는 자신의 간청이 이루어지자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성숙됩니다. 믿음과 삶이 변화된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일생 안에 가장 은혜로운 일은 변화되는 기적입니다. 이기적인 삶에서 이타적인 삶에로의 변화, 무의미한 가치에 대한 몰두에서 의미 있는 가치에로의 몰두는 어떤 의미에서 가장 큰 변화이자 기적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병을 앓고 있는 왕실 관리의 아들을 치유시키시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베푸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신의 능력을 자랑하거나 과시하고 싶어서가 절대로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예수님 당신을 파견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능력을 드러내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 당신이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되신 메시아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처음 신앙을 갖게 된 우리 각자의 모습이 이기적이고 기복적이었다 하더라도, 지금의 모습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일 수 있도록 우리의 모습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런 되돌아봄의 시간을 가져 봄으로써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삶을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