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걸으신 길 - 행복선언성당에서 빵의 기적 성당 가는 길>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루카 9, 44)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는 상황에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이말을 귀담아 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이해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합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의도가 감추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놀라워하는 예수님의 일은 더러운 영을 쫒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하시며 제자들의 마음을 추슬러주시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제자들도 사람들과 같이 예수님의 놀라운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들떠 있을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일반 사람들과 같아서는 안 됩니다, 어제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원을 묻는 질문에 제자들은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전합니다. 엘리야, 옛 에언자 중의 한분, 죽은 세례자 요한 등.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이 신원을 묻자 제자들은 “하느님의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적을 보고 싶어하고 그런 것을 바라고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잘 모르고 다만 병이나 고쳐달라고 그런 것만을 쫒아다니며 거기에만 매달리는 교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제자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병을 고쳐주시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고백한 그리스도는 단순히 병을 고쳐주시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분이십니다. 그 의미를 잘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것은 “당신은 나의 전부입니다. 당신은 나를 구원해 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나의 구원자이시기 때문입니다.”라는 마음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예수님을 그리스도(구원자)라고 고백한다면 오늘 하신 말씀을 명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예수님이 어떤 희생을 치루셨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분이 치루신 희생을 나도 치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이 가셨던 그 길이 곧 내가 구원받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진정한 구원자로 알아보고 믿는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 들어라.” 사람은 무엇을 듣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귀담아 들은 것이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마음에 들어간 말에 따라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것에 의해 행동하게 됩니다. 마치 땅에 떨어진 씨가 그곳에서 싹이 나고 잎이 나고 열매를 맺는 것처럼 무슨 말을 귀에 담느냐에 따라서 거기에서부터 삶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매일 욕하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는 욕을 하게 되고, 좋은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좋은 말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하게 되는 법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유대인들의 교육 방법은 참으로 위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늘 신명기에 나오는 말씀을 수시로 외우게 하였습니다. “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의 하느님은 야훼 한분뿐이시다. 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바치고 힘을 다 쏟아 너의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여라.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라. 이것을 너희 자손들에게 거듭거듭 들려주어라. 집에서 쉴 때나 길을 갈 때나 자리에 들었을 때나 일어날 때나 항상 말해주어라.”(신명기 6, 4~7)
우리도 이렇게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살았으면 합니다. 매일 한 구절 씩이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