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 주님의 기도 성당 내부 제대>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루카 11, 2)
어느 책을 보니 천사가 좋아하는 말과 악마가 좋아하는 말이 서로 다르다고 합니다. 즉, 천사는 사랑, 평화, 기쁨 등의 단어를 좋아하고, 반대로 악마는 미움, 다툼, 슬픔 등의 단어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 천사와 악마가 모두 좋아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말이 과연 있을까요? 있습니다.
그 말은 “딱 한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말 뒤에 붙는 말에 따라 누가 좋아하느냐가 결정됩니다. 천사는 “딱 한번만 더 시도해봐... 딱 한번만 더 노력해 봐...” 라고 말하고, 악마는 “딱 한번이면 됐어... 딱 한번이면 충분해!” 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뒤 이어 나오는 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바뀌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주신 삶에 대해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즉, 나의 행동에 따라, 천사의 행동이 될 수도 있고 악마의 행동도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과연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요???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매일 하루에도 몇번씩, 그리고 매 미사 때마다 바치고 있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이렇게 직접 가르쳐주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기 때문에 그럴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기도를 통해서 당신께 더 가까이 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고, 이로써 참 기쁨을 누리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들은 이 주님의 기도는 매우 중요하고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기도라고도 말합니다. 특히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을 통해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선택하신 십자가를 통해서 그 기도를 완성하셨기에 그 의미는 더욱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기도를 받은 우리들은 어떻게 이 기도를 바치고 있는가요? 너무나도 중요한 기도이기에 매 번 미사 때마다 바치고 있지만, 얼마나 그 의미를 가슴에 새기면서 기도하고 있는지? 혹시 그냥 입에서만 맴도는 기도는 아니었는지? 그래서 앞서 "딱 한번"이라는 말이 천사가 좋아하는 말도 악마가 좋아하는 말로도 쓰일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주신 소중한 그 기도가 ‘나’를 통해서 지금 혹시 악마의 소리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반겅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기도를 바치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모든 기도의 완성은 바로 나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 기도가 천사의 말이 되는지, 아니면 악마의 말이 되는지는 나한테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남이 바라는 대로 그대로 해주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기도를 바치기 위해 노력을 해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