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기원 성모상 건립을 위한
2012. 11. 3 첫 토요일 촛불기도회
교황 베네딕도 16세는 2012. 11. 1일 모든 성인의 축일 전야에, 시스틴 경당에서 저녁기도를 Vespri 바치면서, 경당의 천정화 완성 500주년을 기념하였는데, 신앙의 해를 맞아 우리의 신앙을 아름답게 하자는 의미도 더하였습니다. 천재적 작가 미켈란젤로가 율리오 2세 교황의 명으로, 천정의 벽화를 1508년에 시작한지 4년 반에 완성하여 1512년 오늘에 마친 것을 기념하여,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린 것입니다. 이 경당에는 미켈란젤로가 그린 구원의 역사가, 천지창조로부터 최후의 심판까지 아름다움과 영적인 풍요함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빛과 자유, 구원, 그리고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 등을 묘사하면서, 그는 혼신의 노력으로 오랫동안 작업에 몰두하였기에 등이 구부러지고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모두가 미켈란젤로에게 찬사를 보내지만, 그 당시에는 잘 알아주지를 않았던가 봅니다. 그가 베드로 대성전에 삐에타 상을 조각하였을 때 (설계도 없는 조각=cf. 변기영 몬시뇰), 사람들이 석상의 아름다움에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정작 미켈란젤로에게는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못내 서운하였던 미켈란젤로는 밤에 몰래 성당에 들어가 자신의 이름을 성모님의 동정띠에 새겨넣고 아침에 나오다 보니, 세상은 이처럼 찬란하고 아름다운데,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조물주의 이름을 그 어디에도 새겨 넣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이에 부끄러워, 더 이상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새겨 넣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시스틴 성당에 있는 최후의 심판 장면에서야 고뇌하는 자신의 모습을 새겨 넣었는데, 예수님의 왼편 아래에 있는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순교자의(인도에서 토끼 가죽 벗기듯 순교함) 손에 들린 얼굴 가죽이 자신의 초상화라고 합니다.
교황님의 기도는 모든 성인의 축일을 맞으면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아름다운 삶을 사신 성인들을 기리면서, 500년 전 미켈란젤로의 혼신의 힘을 기울인 아름다운 작품을 기념한 것입니다. 우리 한국천주교회 창립 순교자들은 성경 말씀대로 목숨까지 다 바치는 -혼신의 힘을 다한 삶을 우리에게 모범으로 남겨 주셨으니, 우리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아름다운 신앙생활을 다짐하여야 하겠습니다.
천진암 성지에서는, 삐에타 상처럼 아름다우신 성모님을, 최근에 발현하신 파티마 성모님 상으로 만들어 세우고자 합니다. 루치아 소녀가 보았던 그토록 아름다운 성모님의 모습을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새기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우구스틴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 아름답지 않은 것은 사랑할 수가 없다. >고 하였습니다. 이 아름다우신 성모님 상을 보면서 기도하여, 우리 민족이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공산주의의 회개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신 파티마 발현 100주년을 맞아,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화해와 일치를 기도할 것입니다. 곧 평화로운 통일을 기원하면서 성모상을 건립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천진암 성지에 성모상을 건립하고자 하는 의지는 확고합니다. 많은 분들이 협력하고 있는 중이니, 여러분의 간절한 기도와 응원을 바랍니다.
오늘 촛불기도회에서는, 한국천주교회 창립 성현들이 촛불을 켜들고 기도하던 모습을 (장촉담경과 업드려 기도하던 천진암 강학) 본받아 우리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1. 전 세계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곧 있습니다. 양심적인 좋은 지도자가 선택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나라와 전 세계가 평화와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하며, 애국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선거에도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2. 또한 이벽 성조께서 천진암 독서처에 기거하시며 10년 이상 공부하셨던 그 정신을 본받아, 수능에 임하는 우리 학생들도 진리를 탐구하고 뜻하는바 원대한 포부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하고, 주님의 자녀로서 행복한 신앙생활을 누리게 되도록 기도합니다.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는 한 말씀으로 기적을 일으키게 만드신 성모님은 우리의 사정을 너무도 잘 헤아리는 분이십니다. 또한 우리가 기도하면 무엇이나 다 들어주실 수 있는 능력자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모상을 세우고, 다가올 통일의 시대를 준비하면서 더욱 열심히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천주교회를 안정적으로 지탱해 주는 특징적 신심 3 가지가 있습니다. 성체신심, 성모신심, 순교자 신심이 바로 그것입니다. 천진암 성지에서는 이 세 가지 신심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오늘밤 바치는 묵주의 기도는 우리의 신심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신심이고, 신자들이 쉽게 바칠 수 있어 실행하기 편한 기도의 방법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바치려고 마음만 먹으면 됩니다. 여행 중에도, 병원에서 대기하는 중에도, 병들어 침대에 누워서도, 불면의 어두움 속에서도, 노인들이 새벽에 일어나서도, 저의 경우에는 군대에서 보초를 서는 중에도, 성지에서는 일과를 마치고 직원들이 함께 모여 바치는 등, 항상 친근하고 쉬운 기도의 방법입니다.
우리의 가정들도 일터에서 돌아와 저녁기도를 바치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내적인 평화와 삶의 활력소를 얻는 기도입니다. 낮에 일어났던 투쟁과 반목은 사라지고, 긴장은 해소되어 평온을 되찾게 됩니다. 성경 말씀대로 둘이나 셋이 모여 기도하는 곳에 주님은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건강이나 시력이 나빠서, 또 글을 못 읽는 분까지도 사랑의 심장부에 도달할 수 있는 기도이기에, 특별히 신앙의 해에 신자들이 많이 바치기를 교회는 권고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교황들이 이 기도를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빛의 신비를 만들어 주실 만큼, 묵주기도의 달인이기도 하였습니다. 입술은 기도소리로 움직이는 동안, 정신은 주님의 생애를 묵상하고, 마음은 성모님처럼 이사람과 저사람을 기도로써 돕게 됩니다. 이러한 기도를 성모님은 어머님의 마음으로, 예수님과의 긴밀한 친교를 이루시면서 전구하여 주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개인적으로나 가정이 함께 모여서 바치고, 신심단체나 본당 공동체가 힘써 바쳐야 하겠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품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배우고,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과 활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천진암 성지 주임 사도요한 김학렬 신부